사운드 테라피스트 음악가,
네이트 마티네즈(Nate Martinez)와의
Q&A
네이트 마티네즈(Nate Martinez)는 많은 걸 이루어 냈다. 25년에 걸쳐 전세계 방방곡곡 투어를 마친 음악가이고, 샤머니즘의 수련자이며, 최근에는 사운드 테라피의 치유력을 뉴욕의 일반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하면서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픈센터(Open Center)에서 정식으로 자격증 수료를 마친 후 2014년에 마티네즈는 개인 스튜디오인 NTM Sound를 열었다.
Xuyoni의 필진 텐진 사공(Tenzin Tsagong)과 뉴욕시민이자 음향치료사 마티네즈가 이메일 서신을 통해 소리에 대한 모든 것, 또 코로나 블루와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아래층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팟캐스트, 오래된 집 특유의 삐걱대는 소리, 저 멀리 어디선가 삑삑거리며 후진하고 있는 트럭 소리, 그리고 뒷배경에 낮게 깔리는 뉴욕 특유의 끊임없는 소음이 들린다.
다른 인터뷰에서 읽은 바로는 뉴욕주의 국경도시인 루이스턴(Lewiston) 출신이라고 알고 있다. 당신에게 고향의 소리란?
이런 질문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어언 25년 전 고향을 뜬 이후로 오래도록 방문을 하지 않고 있기에 시간을 갖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자연의 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어린 시절, 뒷산에 올라 탐험을 하거나 나무집을 짓거나 하면서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각종 새와 벌레의 지저귐, 수풀 사이를 가르는 바람소리, 빗소리, 진흙에 철퍽대던 장화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이아가라 강의 빠르고 거친 물살이 빚어내던 물소리 역시 마음 깊숙히 간직하고 있다.

스스로 정의하는 당신의 정신세계가 궁금하다.
마음챙김을 위한 사운드 테라피에 대해 기본적으로 영적인 체험일 거라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에는 다른 여느 활동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말이다. 가령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면서, 수면을 취하면서, 또는 조깅을 하면서도 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적인 경험의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이 세상에는 영적인 존재를 믿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 그저 사회적으로 정의된 틀을 벗어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을 수도 있고. 결국 모든 건 “나는 누구고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매우 실존적인 질문으로 귀결된다.
어떤 이를 대하건 그 고유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는 종교적 신념이나 영적 믿음이 다르더라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음악가로 활동하다가 (어쩌면 현재도?) 어떤 계기로 인해 사운드 테라피를 시작하게 되었나.
정규 교육을 받고 음악가로서 살아온 세월이 사운드 테라피스트로 전향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하다.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를 제대로 알고 경험해 봐야 하기 마련이다. 음악 이론 및 소리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와 공학적 배경지식 없이는 최근에 시도한 Hi-Fi, 또는 고충실도(高忠實度) 라이브스트리밍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간혹 숙련된 음악가로서 익힌 습관이나 판단기준을 포기하기 어려워 힘들 때도 있고, 창의성에 불을 붙이는 어린 아이같은 호기심이 평가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의 학력과 경력은 사운드 테라피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판데믹에 맞서, 전세계가 가슴 아플 정도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응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사운드 테라피스트로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은 어떤 경험이었나.
온라인 세션 제공의 경험은 꽤 만족스럽다.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참여자나 참여 기관의 숫자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났다. 오프라인에서라면 꿈도 꾸지 못할 규모로 말이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은 아프지만,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 낸 혁신이 결국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며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시금 상상해 볼 원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
그런 과정에서 무언가 놓치게 된다면 어떡하나.
현재로선 대면으로 얻을 수 있는 유대감의 결여가 심각한 문제지만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걸맞는 전략을 꾀한다면, 이전보다 더 의미있는 방식으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특별히 더 위안을 주는 소리가 있나.
명상, 휴식, 그리고 수면을 돕는 소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작년 내내 소리 명상 시리즈 여럿을, 그리고 좀 더 최근에는 수면 시리즈를 녹음했다. 반응도 좋고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고, 스스로도 소리에 또한 창작 과정에 깊이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앨리스 콜트레인(Alice Coltrane)의 재즈를 들으며, 조용히 그리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온갖 소음속에서 마음의 고요를 찾기 위한 조언이 있다면?
핸드폰과 컴퓨터를 잠시 끄고, 눈을 감고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전자기기들 혹은 뇌의 활동을 완전히 꺼버리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마감이 있고 마쳐야 할 사회적인 의무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몇 시간 후를 내다볼 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지 못한다. 호흡과 경청은 우리를 그 순간에 붙잡아 주고, 이렇게 할 때야 비로소 우리는 관점을 전환하여 우리 몸 전반과 신경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
에디터:텐진 사공(Tenzin Tsagong)